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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S/REPORTING

12회 송은미술대상 최 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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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artworks © SongEun Art and Cultural Foundation and the Artist.



 

2013년 12월 21일부터 2월 28일까지 열린 12회 송은미술대상전 수상작과 작가에 대해 매주 소개하고자 한다. 수상작가 백정기, 윤보현, 최선, 하태범 총 4인의 흥미로운 작품들에 대한 작가들의 이야기와 함께 작품을 읽는 단서를 추적해보자.

 

 

 

최선 작가는 대학 시절부터 그림을 그리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스무 살 무렵이었던 92년 당시 문을 그려오라는 과제에 물감을 타지 않고 켄트지 위에 물로만 문을 그렸다. 마르고 난 뒤 켄트지 위에 남은 흔적은 당연히 아무것도 없었다. 그의 작업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선배와 교수들 사이의 논쟁을 끝으로, 그는 그렇게 첫 대학을 한 달 만에 자퇴했다. 의심과 고민 없이 맹목적으로 받아들인 서구적 평명선에 대한 이론을 받아들일 수 없던 탓이었다.

 

두 번째 대학에서도 여전히 그의 교수들이 말하는 평면성 원리(가령, 로젠버그와 그린버그의 평면성에 대한 담론들)에 대해 그는 받아들일 수 없었고 그러한 고민과 해답을 졸업과 함께 시작한 첫 개인전에서 풀어내었다. 커다란 흰 천에 파란 물감을 반죽하듯 입혀 걸어두는 걸로 말이다.

 

 

 

"현재에 살고 있는 내가 왜 그 이론(미국적 모더니즘 이론)에 대해 납득을 해야 하고 또, 그것만이 추상인지 받아들일 수 없었다. (당시 첫 개인전을 통해) 정말 실재적인 평면회화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 첫 개인전은 그에게 일종의 거대한 프로젝트인 셈이었다. 그는 주변 동료들과 당대 유명교수들에게 그의 그림을 받아들이고 납득할 수 있도록 보여주고자 했다.

 

무엇보다 대학 시절 이미 그는 학과생들로부터 그림을 동냥하러 다녔는데, 타인이 그린 그림을 받은 뒤 전면을 끌로 거칠게 벗겨내어 실재했던 형태의 흔적을 상실케 만든 Naked Painting 은 당시 학내에서 충격적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최선은 그 도발적 발상으로 인해 2004년 첫 개인전 때부터 화제를 낳은 바 있다. 기성품인 다른 작가의 회화작품을 벗겨 '삭제'해내는 당시 그의 작업은, 제도적 예술의 물신화, 미술사적 아우라를 탈 신비화시키는 전형적인 '재현비판적, 해체적 작업'이었다.이번 송은미술대상전에 그는 돼지기름으로 그려 온도에 따라 변하는 가변적 회화, 피를 바른 전구가 빛을 내는 <가쁜 숨(검은 방)>, 누출된 불산 가스에 노출시킨 회화 등, 우리의 상상적 믿음의 체계가 사물의 실재성에 의해 전복되는 전략의 작업을 전시했다." 

 

송은아트스페이스

 

 

 

추상표현주의의 대가 잭슨 폴록은 이런 말을 남겼다. "작품이 아무리 추상적이더라도, 그것이 벽에 걸려 있는 한 우리는 거기서 모종의 환영을 보게 된다. 따라서 작품이 환영을 불러일으키지 않으려면, 즉 저 자신이 아닌 다른 것을 연상시키지 않으려면, 스스로 사물이 되어야 한다." 구상을 포기했던 그가 말년에 다시 구상으로 들어선 것은 아마 이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최선의 작품들은 형태만 보았을 때 어떠한 환영조차 볼 수 없다. 하지만 그의 시선이 끌어낸 불온한 세계는 가장 완성된 추상 속에 가득 채워져 있다.

 

 

 

 


 

 

 

 

 


Official Website: www.songeunartspace.org

 

 

송은미술대상은 告유성연 명예회장(1917-1999)이 생전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추진했던 한국미술문화 발전의 뜻을 기리기 위해 송은문화재단 이사장 유상덕 회장이 2001년 재정한 상으로 지난 10여 년간 한국의 재능 있는 젊은 미술작가들을 육성하기 위해 매년 우수한 수상자를 배출해왔다. 

 

 

 


 

Editor Pak Sunwoo 

@wooproduct

sunwoo.pa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