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불안하거나 혼돈 속에 빠져 들 때면, 인간은 비로소 자신이 나약함을 인식하게 된다. 그럴 때 신의 존재 또는 자연과 같은 대상을 찾게 된다. 신단을 모시거나, 일종의 의식을 거치며 해답 또는 깨달음을 구하곤 한다.
예술가나 디자이너에게 있어서 이러한 불안과 혼돈은 오히려 내면을 진지하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이다. 화가는 그림으로, 작가는 글로, 디자이너는 작품으로 얽히고 설킨 내면의 심리를 그들이 가진 도구를 이용해 대중들에게 선 보인다.
그녀에게 있어 시간이 주는 질문, 그리고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감정은 매우 중요한 듯 보인다. 바로 ‘쿠만 오은환 by 유혜진 디자이너’의 이야기이다.
12f/w시즌에는 과거로의 회기, 격정적으로 휘몰아치던 1930년대의 패션양식을 그녀만의 시각으로 풀어내었다면, ‘Urban Shamanist(도시의 샤머니스트)’ 라는 테마를 내세우며, 13s/s시즌에는 인간 내면이 가지고 있는 다양성 그 안에서의 부딪혀 깨지는 형상을 과감한 직선의 형태로 때론, 기하학적인 곡선의 형태로 표현하였다. 이러한 모양은 인체의 아름다운 선과 만나, 더욱더 큰 에너지를 표출한다.
새로움이 만났을 때의 그 느낌은 더욱더 강렬하고, 오래 남는다. 여타 디자이너의 룩(look)에서 보여진 디지털 프린팅 역시 디자이너 유혜진에게서는 남달랐다. 시각적 확장이 어디까지인가를 극명하게 보여준 ‘Shamanist Cube’는 3D안경을 사용함으로써, 이성과 비이성의 혼돈, 마찰, 그리고 충돌의 과정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관찰자로 하여금 새로운 상상을 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그리고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라는 그녀의 고찰을 엿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 시즌에도 등장할까 궁금했던 ‘인터렉티브 LED 라이팅’ 기능이 접목된 쉬폰 원피스가 피날레를 장식했다. 그녀의 아이덴티티를 확실하게 맺는 시즌이 아닐까 생각된다.
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유혜진은 또한 다양한 디바이스를 통해 끝맺음을 잘 하는 디자이너라고 생각된다. 마치 머릿속에 있는 복잡한 생각을 글로 표현할 때, 마치 한 문장으로 된 ‘깔끔한 글’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이 번 시즌의 테마는 오랫동안 뇌리에 남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제안을 하고 싶다. 수 년이 지난 후에 똑같은 주제를 가지고 다시 한 번 쇼를 하는 것이다. 그래도유혜진의 Urban Shamanist는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할 것이다. 호기심 가득한 눈은 여전히 빛이 나고 언제나 새로운 꿈을 꾸기 때문이다.
Kumann OH EUN HWAN by HyeJin Yoo
서울특별시 강남구 청담동 31-9
02-540-2035
Hwanki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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