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대림미술관_슈타이틀 전시회를 준비중인 슈타이틀과 그의 스태프
인간에게 가장 유용하고 소중한 도구인 언어는 그 역사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우리와 함께해왔다. 문명을 발전시켜왔던 활자 인쇄술. 그것을 지키고 기록하는 도구 및 기술의 발전. 그리고 현대에 와서 책이라고 불리는 그 결정체는 가치를 매길 수 없을만큼 우리내 삶과 아주 긴밀하게 관계를 맺고 있다. 상상하는 도구로서의 책은 인간의 한계를 더욱더 뛰어넘는 지료로서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눈으로 읽는 책에서부터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책까지. '글'이라는 매개체는 다양한 디바이스(device)를 통해 새롭게 시도되고, 또한 재창조되고 있다.
우리는 어느덧 아날로그(analog)와 디지털(digital)의 혼용의 세상 속에 살고 있다. 더불어 생각의 전환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어느덧 무형의 존재에 대해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고, 또 이용하고, 각자의 수단과 방법으로 응용가지 하고있으니 말이다.
책을 마주하고 있자니, 다시금 마음이 숙연해진다. 함께하고 있다니, 마음 한편이 뜨거워진다. 대림미술관에서 주관한 'How to Make a Book with Steidl' 전은 책에 대한 나의 생각을 새롭게 조명해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좋지 않은 환경임에도, 포기하지 않고, 쏟아 부은 그의 지난 40여 년의 열정의 과정과 결과물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과, 경외심마저 드는 그의 책에 대한 장인 정신과 실험 정신은 나를 숙연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디지털이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는 언론과 여론몰이에 있어, Steidl(슈타이들, 이하 슈타이들)은 그와 반대의 생각을 던졌다. "책에도 이제는 가치를 다지는 세상이 올 것 입니다. 책의 내용뿐만 아니라, 사람의 노력이 더욱더 깃들고, 견고하게 만들어진 책은 더욱더 소중하게 여겨지는 세상 말입니다. 당장 여러분의 서재를 만드세요. 그 책이 당신을 대신 할 것입니다."
책에 대한 가치는 영원할 것이고, 그 영원함은 아날로그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영역임을 다시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되었다. 디지털에 밀려, 수 많은 출판업계가 직면한 어려움에 대하여, 슈타이들은 새로운 열정 그리고 동기부여를 주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한달음에 이룰 수 없는 것 또한 거스를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내 '손'에 쥐어진 이 소중한 책 한 권은 무수히 많은 사람의 또 다른 '손'을 거쳐 만들어졌으리라. 그 진정한 가치를 잊지 않고, 감사하며 사는 것이 우리가 책을 대하는 최소한의 의무가 아닐까. ( )
Official website : http://www.daelimmuseum.org/
Hwanki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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