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로부터 치유로 나아가다.” SOULPOT STUDIO 2012 SS
“소외로부터 치유로 나아가다.” SOULPOT STUDIO 2012 SS
비원(秘苑)은 창덕궁의 원림으로, 비밀의 정원을 뜻하는 조선 왕궁의 놀이와 잔치를 위한 장소였다. 본래 일반인이 출입할 수 없다고 하여 금원(禁苑) 등으로 불리었다. 처음 비원이라 불리게 된 건 1904년으로, 일제가 들어서게 되면서 불리게 되었다. 하지만 조선왕조실록에선 일반적으로 후원으로 가장 많이 기록되었다.
이 곳은 꽃밭을 만들지 않고 인공적인 관상수를 심거나 전지(가지를 자르는 등의 행위)하지 않은 채 자연 그 자체를 담아낸 장소이다. 지난 역대 왕들이 자연을 접하는 미감을 읽을 수 있는 이 곳에는 한때 그들의 영혼을 감싸 안았던 치유의 흔적이 묻어있다.
텐셀, 실크, 리넨 등의 소재를 베이스로 한동안 식을 줄 몰랐던 하이웨이스트에 반하는 로우 웨이스트의 재현 그리고 풍성하고 편안한 코쿤 실루엣(cocoon sihouette)을 반영한 의상들은 채도가 낮은 아이보리, 베이지, 블루 컬러 등을 입히고 다양한 절개와 미묘한 곡선이 신체 위로 흘러내린다. 몸을 감싸는 의상들은 서로 만나는 지점과 선 사이에서 끊임 없이 중첩되고 만나는데 하나의 독립적 의상은 다양한 목소리를 뱉어 내듯이 자신의 형태 안에서 유기적인 구조를 제시한다. 이러한 구조를 아우르는 형태 속에서 창덕궁 후원에 대해 사유하고 고민한 흔적들이 명민하게 묻어나 있다.
‘우리는 옷을 파는 것이 아니라 삶의 방식을 소개한다.’ 디자이너 김수진이 말하는 소울팟 스튜디오(SOULPOT STUDIO)이다. 그가 그리는 옷을 입는 사람들의 삶은, 이번 2012 SS 컬렉션을 통해 자신의 삶 속에서 오랜 시간 방치되었던 숲의 기억으로 돌아간다. 지구, 나무, 숲과 바위들 틈 사이에서 소외된 것들의 흔적들. 거대한 자연의 일부가 외롭고 낮은 존재들의 목소리가 의상 속에 녹아난다.
< The Secret Garden - 비원(秘苑) >
이 정원에는 다채로운 색감의 꽃과 초록은 없다.
흙,
나무와 껍질,
잎의 겉과 선,
넝쿨과 뿌리, 바위와 자갈 돌,
연못가에 비친 햇발과 일렁임
불러주지 않아도 존재해 있던 아름다움,
누군가 이름을 붙이고 불러주어야만 아름다움이 되는 세상에서
비원은 생명의 높고 낮음도, 잡스러움도 말하지 않는다.
소울팟 스튜디오의 아홉 번째 이야기는 그들이 주인공이다.
‘바람’에 이은 ‘비원’은 세상의 거대함에 소외되기 쉬운,
작은 모든 것을 향한 두 번째 섬이다.
* 비원(秘苑)
비원은 서울시 종로구 와룡동 에 있는 창덕궁의 園林(원림)을 말한다.
면적 10만 3,000여평. 사적 제122호로 지정된 창덕궁 안에 있는 조선시대 정원이다. 조선왕궁의 놀이와 잔치 장소로 활용된 대표적인 조원(造苑)유적이다.
후원의 괴석들은 정자나 건물의 주위 단(段)을 지어 만든 공간에 배치되었다. 괴석의 형태는 기이한 바위이거나 선산(仙山)의 형태로서 수성암이나 현무암의 종류가 많다. 괴석은 대(臺)를 받쳐놓았던 것인데, 대는 화강암으로 사각형·육각형·팔각형·원형 등으로 매우 다양하고, 대석에는 사자 등 동물을 새긴 것과 꽃무늬를 새긴 것이 있다. 연경당 안 마당가에는 수련과 같은 수초(水草)를 길렀던 석조(石槽)가 하나 남아 있다.
후원 안에 남아 있는 건물들은 누각·정자·민가양식 등인데 집모양도 사각형·육각형·팔각형·부채형·다각형 등으로 건립되었고, 특히 정자의 난간·포작(包作)·문살 등에는 기발한 착상과 함께 목조공예의 정교한 솜씨를 다 발휘하였다.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Editor PAK SUN 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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