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이 만들어내는 현실
꼬마였을 때 난 참 많은 상상을 했다. 상상 속에는 꿈도 있고 희망도 있고 무엇보다 재미가 있었다. 세상이 온통 보석으로 바뀌는 상상. 인어가 실제로 세상 어딘가에 살고 있을 것 같다는 상상 등. 하지만 점점 어른이 되어 가면서 이런 상상력을 조금씩 잃어가는 것 같다. 어릴 적의 실현 가능성 없는 꿈은 더 이상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해서 일까?
그런데 디자이너가 된 지금 그 당시의 꼬마적 감성이 그리울 때가 많다. 무언가를 창조해 내는 것이 직업이 되어 버린 지금, 나만이 할 수 있는, 내 감성이 고스란히 담긴 상상을 하는 것이 얼마나 창의적인 일인지 새삼 깨달았기 때문이다.
자신의 감성을 이끌어 내야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상상력은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핵심 존재이다. 나만의 감성이 묻은 상상력이 디자인을 위한 아이디어가 되고, 그것을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디자인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곧 작품이 되기 때문이다.
생각부터 표현까지 자신만의 색이 분명했던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는 상상력을 발휘하는데 있어 나에게 큰 도움과 자극을 준 화가이다. 작품을 이해하고 분석하려고 들면 난해하기 그지없는 작품이지만, 그 자체로 보고 있자면 그 발상부터 표현법까지 모든 게 새롭고 신기하고 재미있다. 그가 살아온 시간과 생각들이 그의 감성으로 작품에 고스란히 표현되고 사람들은 그 새로움과 독특함에 신선한 충격을 받지만, 또 그 자체로 상상력이 뛰어난 화가라는 찬사를 받는다.
좋은 디자인에 있어서 실용성과 현실성만큼 중요한 것이 디자이너의 감성과 상상력이라고 생각한다. 디자이너의 상상에서 시작된 아이디어는 복제나 모방으로 나온 디자인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풍부한 상상력과 표현 거기에 실용성까지 갖춘 디자인을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어디서도 보지 못한 독특한 디자인이 아닐까?
SAIM Designer 신은주
Official Website: http://www.saim.kr/
Editorial by Hyangrin Mu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