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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S/INTERVIEWS

BE A GOOD TETE, designer 이원미




 

마그리트의 방.
: Rene Magritte's room.

충격, 유년, 엄마, 잠재의식
Shock, Childhood, Mother, Subconscious

2009


개미를 위한 보도블록.

: Precast pavers for ant.

2009




손목 장신구 - 흔들리는 당신을 잡아줄.
: Wrist accessory - It holds on shaky you.

흔들리는 사람들을 위한.
For shaky people.

2010


신묘년 전투대형.
Year of the rabbit - Battle formation.

2011


BE A GOOD TETE.

2011 -> PRESENT



 

 

012345

 

 

 

 

 

제가 인터뷰를 처음하게 되어서 조금 당황했어요.

 

Be a good tete는….

제 착한 면이 가장 많이 묻어나 있는 것 같아요.(웃음)

 

동물들의 실루엣을 담은 게 많죠?

네, 토끼 주둥이라던가.

 

어, 귀 아니었나요?

, 귀 모양도 맞아요. 여우와 토끼. 그런데 옆으로 불룩한 모양은 양의 귀 모양 아니냐고 묻는 사람이 더러 있었는데 귀가 아니라 토끼 주둥이에요.

 

고양이 좋아하시나요?

고양이도 좋아하는데 강아지를 더 좋아해요. 강아지는 좀 멍청해서 좋아요. 특히 작은 강아지들을 보면 걷는 게 귀여워서 마냥 좋았는데 요즘엔 뭐가 더 좋다 이런 건 없어요.

 

키우고 있는 반려동물은 없죠?

네, 하지만 꼭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어요. 예전에는 반려견을 꼭 키울 것이다, 그랬는데 요즘엔 딱히 무얼 키울 것이다 이런 생각은 없어요. 가끔 서교동의 유어마인드를 찾아 가는데 거기 고양이가 살고 있잖아요? 거기서 잠을 자고 있는 고양이 모습을 봤는데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또, 강아지 뒷 발을 엄지 발가락과 검지 발가락 사이에 끼웠을 때 뼈가 닿는 느낌을 좋아합니다.

 

현재 새롭게 준비하는 다른 소품들이 있나요?

제가 수작업으로 모든 작업을 하고 있어요.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하기 위해서 기존 상품들을 계속 만들어 나가고 있어요. 계속 만들고 있으니 너무 힘이 들더라고요.

 

하나 만드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들던가요?

시간을 부러 재보진 않아서 잘 모르겠어요. 패턴을 짜서 라벨까지 붙이는데 세 시간 가량 걸리는 것 같아요. 혼자서 만드니까 힘이 들더라고요. 반복 작업이니까요. 모양이 제각각 다르면 재밌게 만들 수 있을 텐데요.(웃음)

사실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도 지난 11월에 계약을 했는데 납기일이 늦었어요. 만드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니까요. 72 개 뭐 이 정도 만들어야 했거든요. 제 몸이 기계가 아니니까요.

 

아직 대학 졸업은 하질 않으셨죠?

오는 2학기에 복학을 할 예정이에요. 그땐 제가 손으로 직접 못 만들겠죠. 이번 년도 말기에 복학을 하면 다음 학기에 곧장 졸업을 앞두게 될 거에요.

 

휴학을 하게 된 건 be a good tete 때문이었나요?

사실 그땐 이것 때문은 아니었고요. 학교 스케줄에 맞춰서 생활하는 것이 답답했어요. 착실하게 시간을 잘 짜서 움직이는 편이 아니에요.

하지만 저도 시간을 계획적으로 잘 쓰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평소 친구들과 약속을 가질 적에 잘 늦는 편이죠?

늦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오늘도 늦지 않게 시간을 정확히 맞춰 왔잖아요?(웃음)

예전에 아르바이트 할 적에도 너 제일 재밌게 일하는 거 같아, 라는 얘길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전 그때 너무 힘들었거든요. 힘들고 즐겁지 않으니까 더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하게 되는 것 같아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라는 작가가 쓴 책이 떠오르네요.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2004 년 작) 90 세가 넘은 주인공 할아버지는 늘 검소하고 깨끗하고 시간을 정확히 지키는데, 소설 말미에서 이 사람은 사실 자신의 모든 행동과 습관들은 본래 자신의 모습과는 반대라고 해요. 자신의 천성은 게으르고 방탕하고 못났기 때문에 그 부족한 모습들을 채우기 위해서 노력을 했다는 얘기가 나와요. 사람들에겐 노력한 모습만 보이는 거죠.

그래서 그 얘기 듣고 웃겼어요. 어? 나 하나도 안 신난데, 신나보였어?

 

사람은 천성이 바뀔 수 있다고 믿으세요?

못 바뀌지 않을까요. 제 언니는 아침잠이 많고 세탁물이 집에 있으면 방치하는 편이에요. 저도 방치를 하는 편이긴 한데, 늘 세탁물을 보면 빨래를 해야지. 오늘은 해야 되겠지? 빨래를 해야 돼, 라는 생각은 늘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언니는 아예 그런 생각이 없어요. 그래서 가끔 부러울 때가 있어요.

 

기억도 세탁이 되는가요. : Is it possible to do memory laundering?

 

 

“기억도 세탁이 되나요” 라는 제목의 동영상도 디매거진에 한 번 기재한 적이 있었죠? 인상적이었는데 세탁을 잘 안 하는 분이셨다니.

세탁은 결국 하죠.(웃음)

 

지금 사시는 곳은 어딘가요?

지금 제가 사는 과천에 있는 동네가 일곱 살 적 살던 곳과는 불과 십 분 거리에요. 십 여 년이 넘는 거리를 순식간에 맞닥뜨리게 되는 묘한 기분이 들었어요. 크게 감흥이 없을 줄로만 알았는데 어린 시절 다녔던 유치원과 중학교 등을 자주 지나게 되니까 그렇지 않더라고요.

 

평소에는 뭐하시나요? 취미생활이라던가.

취미생활이라. 생각나면 글 쓰고 흥얼거리는 걸 녹음하거나. 아, 어릴 적에 제 목소리를 녹음한 걸 듣고 깜짝 놀랐어요. 그때 선생님과 대화하는 제 목소리를 들었는데 평소 제가 생각한 톤보다 더 낮더라고요.

사실 마그마방이라는 작은 프로젝트 블로그를 만들었어요. 하지만 be a good tete를 시작하면서 완전히 멈췄어요.

마그마방은 제 분노스러운 감정을 표출하려고 만든 그런 공간이에요. 마그마방 이름 굉장히 웃기지 않나요? 백두산과 관련된 뉴스였는데 마그마가 들어있는 주머니 같은 곳이었어요. 그 이름이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괜찮다. 거기 들어가면 다 녹아버리겠네요.

예쁨 받지 못하는 애들을 묶어서 보여주고 싶었어요. 제가 예쁘지 못하니까. 보통 다들 예쁜 것들만 좋아하잖아요. 무슨 글을 봐도 그녀의 예쁜 모습에 반했다. 뭐, 그런 식으로.

 


 

 

Be a good tete 의 뜻이 무엇인가요?

본래 tete 라는 건 프랑스어로 ‘머리, 얼굴’이라는 뜻이에요. 발음하기 편하게 ‘테테’라고 부르고 있지만 본래 발음은 그렇지 않아요. 살면서 생각은 많이 하지만 정작 생각만으로 끝나게 되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머리가 걸어가는 몸통에 달려 어디론가 나아가는 모습의 일러스트도 함께 있는 거고요. 머리를 가졌으니 좋은 생각을 하고, 생각을 했으면 실천을 하자’, 이런 의미죠.

머리 얘기가 나와 하는 얘긴데, 한 쪽은 펌이고 다른 한 쪽은 스트레이트에요. 독특해서 계속 시선이 가더라고요.

재작년에 펌을 했어요. 본래 전 죽을 때까지 절대 머리에 아무것도 손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펌을 절반만 하고 절반은 그대로 놔두면 반쪽이라도 본래 제 머릴 가질 수가 있잖아요. 게다가 혼자 있을 때 가지고 있는 상반된 괴팍함 면모나 나쁜 마음 같은 이중적인 걸 바깥으로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평소 생각이 많은 편인가요?

쓸데없는 생각이 많은 편이에요. 사실 다들 약간 그렇지 않나요?

그렇죠. 단지 그 생각이 어디에 집중되었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어떤 수학자가 천장만 쳐다보다가 새로운 수학공식을 발견한 것처럼.

제가 어느 날 아파트 단지 앞을 지나가는데 장터 스는 것처럼 임시로 찹쌀도넛 파는 곳이 생겼더라구요. 천막을 세우고 장사하시는. 거기 걸린 플랜 카드에 21세기 찹쌀도넛이라고 쓰여있었는데, 순간 그게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초등학교 때 21세기를 상상하면 우주도시가 등장하고는 했는데 굉장히 소박하다고 할 수 있는 찹쌀도넛에 21세기가 붙으면서 엄청난 효과가 발생했다고 해야 할까요. 생각해 보면 그렇게 이상한 말도 아닌데 말이죠. 지금이 21세기이니까 찹쌀도넛에게도 21세기가 도래한 것은 분명한 사실인데 그런 것은 잘 잊고 살아서 그런가 봐요. 길을 걷다가 발견한21세기 찹쌀도넛처럼 의도적으로 무얼 하려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다가갔을 때 새롭게 발견되어지는 것. 그런 게 좋은 것 같아요.

이원미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요?

답답하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가슴이 답답하지 않은 느낌을 가지는 사람이 되려고요. 하지만 요즘엔 가슴이 조금 답답해요. 그래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있는 미용실에서 깍뚝썰기(조리기법으로 직육면체로 채소나 과일 등을 써는 방법을 뜻한다)로 머리를 썰어준다, 이런 상상을 하게 되면 조금은 답답함이 사라지게 되는 것 같아요.


 

21세기 찹쌀도너츠 블로그 : 21c-stickyricedoughnut-3.blogspot.com

마그마방 : http://magmaroom.egloos.com/

 

 



 

Editor Pak Sun woo

@undressu

sunwoo.pa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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